‘하녀’ 일정 연장, 칸 수상 가능성과 아무 상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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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프랑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영화 ‘하녀’팀이 당초 18일(현지 시간) 서울로 출발하려던 일정을 폐막식 다음날인 24일로 변경했다. MBC 드라마 ‘황금물고기’ 녹화가 밀려 있는 윤여정만 귀국하고 배우 전도연과 이정재, 임상수 감독은 폐막식까지 칸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들이 일정을 변경한 건 17일 저녁 질 자콥 칸 영화제 조직위원장과의 만찬이 잡히면서다. ‘하녀’ 제작사인 미로비젼 측이 “분위기가 좋으니 일정을 연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배우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은 경쟁 부문에 오른 19팀 중 ‘하녀’를 포함한 네 팀이 함께 하는 자리였다. 이 때문에 “‘하녀’팀이 칸 조직위로부터 폐막일까지 머물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건 수상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녀’팀이 일정을 연장한 것과 수상 가능성은 아무 관련이 없다. 제작사 측에서 판단해 스스로 결정한 일일 뿐이다. 칸 조직위가 경쟁 부문에 오른 팀들에게 “폐막식을 보고 떠나달라”고 미리 요청하는 일은 없다. 수상 결과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경쟁 부문에 오른 팀들과 조직위원장이 만찬을 하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 모든 팀들과 만찬을 하는 게 관례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서 미리 수상과 관련한 언질을 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게 국내 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의 얘기다.

조직위에서 연락을 하는 건 폐막 당일 오전이다. 수상자들에게 “이따 폐막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그때까지도 무슨 상을 받을 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박쥐’로 경쟁 부문에 올랐던 박찬욱 감독은 ‘박쥐’ 공식 상영이 끝나고 가족과 함께 파리 여행을 하다 칸 조직위의 연락을 받고 칸에 다시 돌아온 바 있다. 이창동 감독도 ‘시’ 공식 상영이 끝나면 폐막일까지 가족을 데리고 파리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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