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무국적 신세 탈북자 "한국 국적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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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88년 탈북한 뒤 13여년 동안 중국.한국.일본을 무국적자로 떠돌았던 탈북자 김용화(金龍華.47.탈북 전 함흥철도국 직원)씨가 28일 "대한민국 국적을 달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측은 이날 "金씨가 '95년 망명을 신청했다가 공안기관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받는 등 6개월 동안 구금당했다'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길 원한다'고 전화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

金씨는 92년 주중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냈다가 거부되자 95년 6월 한국으로 밀항해 경찰에 자수했다.하지만 당시 정부는 金씨가 중국공민증 소지자란 이유로 탈북자로 인정하지 않고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6개월여 서울구치소에 구속했었다.

그는 98년 4월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일본 나가사키현의 오무라 이민자 수용소에서 2년여 구금생활을 한 뒤 지난 2월 다시 입국했다.

金씨는 "정부로부터 1년 체류허가를 받고 안양시 새마을연수원에 머물고 있다"며 "법무부는 '외국인으로 일단 등록한 뒤 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곧바로 취득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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