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로 우는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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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개월부터 아토피를 앓고 있는 유찬(10)이는 하루 종일 몸을 긁어댄다. 날씨가 풀리는 이맘때면 가려움증이 심해져 진물이 날 때까지 긁곤 한다. 봄은 유찬이 같은 아토피 환자들에게 잔인한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 탓에 가려움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가려워서 긁다보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피부 호흡 주관하는 폐 기능 중요

아토피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면역력 저하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방에서는 폐와 피부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대표원장은 “피부를 주관하는 기관이 폐”라며 “따라서 피부의 병이라고 여기는 아토피는 폐 기능의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는 털구멍과 땀구멍을 통해 숨을 쉬고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이들이 닫혀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아토피가 생긴다는 것이다. 서 원장은 “작은 호흡기인 피부는 호흡을 주관하는 큰 호흡기인 폐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아토피 치료를 위해선 폐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땀구멍과 털구멍 열어줘야

아토피 치료를 위해선 우선 피부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게 그 방법 중 하나다. 고온으로 인해 땀구멍이 열리면 피부가 숨을 쉬고 노폐물도 배출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오랜 시간 땀을 빼면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처음에는 30분 정도가 적당하고 조금씩 시간을 늘린다.

폐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등산·수영·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폐활량을 늘려주는 방법이 있다. 서 원장은 그 중 등산을 추천했다. 일상생활에서는 폐의 17%만 사용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산에 오르면 폐 전체를 활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폐를 강화해주는 처방도 있다. 중국의 유명 의서인

황제내경을 바탕으로 만든 ‘편강탕’은 폐의 건강을 돕는 한편 청폐(淸肺 ·폐를 깨끗하게 함) 작용도 한다.

스트레스도 아토피의 원인 중 하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열이 생긴다. 열은 몸 위쪽으로 올라가 머리로 빠져나가는데 도중에 심장과 폐를 지난다. 서 원장은 “이 과정에서 폐에 열이 쌓여 폐 건강을 해친다”며 “스트레스를 줄이면 그만큼 아토피 발병 가능성이 준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아토피는 단번에 낫는 게 아니므로 평소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 옷은 땀을 잘 흡수하는 면이 적합하다.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헹굼에도 신경 써야 한다. 타이즈와 스타킹 같이 몸에 꼭 끼는 것은 피하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30~33℃)에서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중성 비누나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하되 염증 부위에는 비누칠을 피한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아토피를 유발하는 음식물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2주 정도는 의심이 되는 식품을 먹지 않고, 이후 1주일 정도는 의심 식품을 섭취하면서 반응을 살핀다. 만약 이상 반응이 있다면 식단에서 빼고 열량과 영양이 비슷한 대체 식품을 먹는다. 예를 들어 우유 알레르기인 경우에는 우유 대신 두유로 대체한다.

주변 환경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우선 먼지를 줄여야 한다. 청소할 때는 진공청소기와 물걸레를 병행하며 양탄자는 가급적 없애도록 한다. 양탄자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진드기 살충제를 뿌리도록 한다. 집먼지 진드기는 온도 25~28℃, 습도 75~80%에서 가장 활발하게 번식하므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이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유지한다. 찬바람과 찬 음식·시너·니스·연탄가스 등 자극성 물질도 피한다.

▶도움말=편강 한의원 서효석 대표원장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일러스트=장미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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