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그레이 "헤어 스타일도 패션의 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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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 여성에겐 우아한 멋이 있습니다. 다른 동양 여성과 달리 서구의 패션 트렌드를 한국적인 감각에 맞게 소화할 줄 압니다."

세계적인 헤어 전문 브랜드인 '비달 사순'의 매체 담당 수석 디자이너인 피터 그레이(35)가 지난 25일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는 "중국 여성은 아직 덜 세련됐고, 홍콩 여성은 브랜드를 맹신하며, 일본 여성은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세계적인 흐름에선 고립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사순 밥(Sasoon Bob)'스타일로 유명한 세계적인 헤어 디자이너 비달 사순(63)의 후계자로 주목되고 있다.

법조인 아버지와 교수 어머니 밑에서 법학도가 되기 위해 명문 사립기숙학교를 다니다 재미삼아 친구들의 머리를 잘라준 것을 계기로 헤어 디자이너가 됐다.

그가 하는 일은 뉴욕.런던.파리 등을 오가며 각종 패션쇼 및 화보.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 무스.스프레이 등 헤어 스타일링 제품, 샴푸.린스 등 헤어케어 제품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와 영화배우 파멜라 앤더슨 등의 머리도 그의 손끝을 거친다. 자기 머리도 남에게 손질을 맡길 시간이 없어 직접 자른다고 한다.

그는 "헤어 스타일은 패션의 일부인데 머리 모양이나 색깔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되도록이면 다양하고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그는 28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헤어쇼를 연출할 계획이다.

'비달 사순'은 전세계적으로 21개의 살롱과 5개의 헤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한국P&G그룹을 통해 1995년부터 샴푸.무스 등을 팔고 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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