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성공사례] 시사문제 익숙 면접시험서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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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가 NIE를 처음 접한 것은 새로운 교수법에 목말랐던 1997년 당시 '중앙일보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서다.

연수 뒤 NIE를 시작하는 대다수 교사들처럼 신문을 활용한 놀이 활동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접근했다.그러나 고등학생들의 지적 수준에 맞추지 못해 이내 외면당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글 쓰기를 통해 사고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이었다. 신문만큼 비판적.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교수 매체를 주위에선 찾기 어렵다. 긍정적 측면에서 '비틀어 보기'를 하면 신문은 무한한 학습 보물창고다. 학생들은 이러한 학습 방법을 더 좋아한다.

무엇보다 교수방법이 문제였다. NIE를 적용한 찬반토론 수업, 교내 작품 공모전, 특기적성반 운영 등 시행착오를 거듭한 뒤에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읽기 →말하기.듣기 →쓰기'의 3단계 학습방법이었다. 과거엔 읽기.쓰기에만 치중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3단계 학습방법에 90분을 할애했다.교사의 제안 설명(5분) →읽기 자료 독해(20분) →자료 중심의 말하기.듣기 토론(40분) →자신의 생각 적기(25분)순으로 진행했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해 이러한 틀을 잡아갔다. 학습 주제는 주단위로 화제가 됐던 내용들을 인터넷 신문에서 검색해 학생들과 협의해 정했다.

그리고 말하기.듣기 토론 부분엔 발제자를 꼭 뒀는데, 토론 방향을 잡고 주제에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교사는 사회자로서 토론을 이끌고 정리하는 입장만 취했다. 또 학생 배심원제를 도입해 토론 후 배심원단이 판결하게 했다. 토의 내용은 모두 녹음해 글로 옮긴 뒤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이처럼 일련의 심화과정을 거치자 학생들은 주제에 깊게 접근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글로 옮길 수 있었다.

NIE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려면 밀도 있는 수업을 해야 한다. 특기적성반의 경우 학습자는 최대 15명 정도가 좋고, 적어도 1년 정도 지속적으로 커리큘럼을 짜서 수업해야 한다.

NIE 교수 효과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나타났다.수시모집에서 자기 소개서 때문에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골머리를 앓았지만 NIE 수업을 한 학생들은 수월했다. 특히 합격 당락을 좌우했던 심층면접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면접 내용 대부분이 시사문제였기 때문이다. 교육 전체가 그렇지만 NIE도 먼 안목에서 씨앗을 뿌리고 가꿔야 한다.나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눈높이를 찾아내는 데 3년이 걸렸다.

이규철 (본지 NIE 연구위원.경기 성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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