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낀 소방관에 무료 라식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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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죽음을 무릅쓰고 고생하는 소방관을 볼 때마다 늘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함께 느꼈습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푸른안과를 운영하는 정영택(鄭永澤.41)원장은 최근 시력이 나쁜 소방관에게 무료로 라식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라식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근.원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최신 안과 수술.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리지만 검사만 1주일이 필요할 정도로 까다롭고,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수술이다. 때문에 비용이 2백80만원이나 들 정도로 비싸 보통 사람은 선뜻 엄두를 못낸다.

鄭원장은 전주소방서에 근무하는 직원 15명에 대해 이미 검사를 마쳤고, 1차로 다음달 초순 5명에게 수술을 해줄 계획. 이를 시작으로 매월 2~3명씩, 앞으로 전북도 내의 안경을 낀 소방관 60~70명에게 수술을 해줄 예정이다. 비용은 물론 무료.

鄭원장이 이같이 결심한 것은 서울 홍제동 화재참사나 미 무역센터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이 많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나서부터.

"소방관이 방독면을 쓸 때는 안경을 벗어야 해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소리를 듣고 무료 수술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3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동생인 팝가수 로저 클린턴의 라식수술을 성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던 鄭원장은 지난 5월 주변 교회와 손잡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무료 검진.각막이식 수술 등을 해주기도 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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