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미세전류 흘리면, 피로 풀리고 살도 빠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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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전기, 우리몸의 모든 생명현상 주관

몸의 자극점이 한데 모여 있는 발에 미세전류를 흐르게 한 신발. [휠라코리아 제공]

생체전기가 없다면 생명활동은 불가능하다. 숨 쉬고, 말하고, 즐기는 모든 인체 활동이 전기적 신호와 전달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그렇다면 몸속 전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세포 안과 밖은 원래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고 있다. 이때 이온이 들어가면 안정상태가 깨지면서 다른 이온을 부른다. 양이온이 음이온을 부르고, 음이온이 양이온을 부르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

원광보건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이재형 교수는 “몸속 모든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에는 이온이 드나드는 이온통로가 있다”며 “나트륨·칼륨·칼슘·염소 등 양이온과 음이온이 세포막을 통과할 때 전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생체전기는 신경섬유를 통해 우리 몸에 전기신호를 전달한다. 대뇌에서 내린 명령을 찰나에 엄지발가락까지 가게 하거나, 공포영화를 보고 머리가 쭈뼛 서는 것도 감각기관에 전달된 전기신호의 ‘장난’이다.

대구대 재활과학대학 물리치료학과 박래준 교수는 “이온이 이동하면서 발생한 생체전기는 우리 몸에서 일종의 배터리 역할을 하며 모든 생명현상을 주관한다”고 설명했다.

미세전류, 생체전기와 유사한 효과

뇌에서 신경을 전달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생체전기가 발생하지 않거나 잘못돼 근육을 움직일 수 없다. 마비가 온 것이다. 마비가 생겼을 때 인위적으로 전기를 통하면 근육을 움직일 수 있다. 전기를 재활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생체전기와 유사한 크기의 미세한 전류를 몸속에 흐르게 하면 세포가 활성화돼 상처 치유가 빨라지고, 통증이 조절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생체전기의 크기는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근육 활동이 줄면서 생체전기도 감소한다. 또 외부충격에 의해 뼈가 부러지거나 상처가 나면 전류의 흐름이 단절돼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

여기에 전류를 주면 세포와 세포 간 이온교환이 활발해지면서 회복이 빨라진다. 의도적으로 음이온을 많이 발생시키면 평소보다 양이온을 더 많이 끌어당겨 세포 재생을 돕고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특수창 신발 신으면 성장에도 도움

미세전류가 ATP(아데노신 3인산)의 생성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개선시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 근육의 피로회복은 물론 신진대사를 높여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를 활용한 제품도 선보였다. 우리 몸에 자극점이 모여 있는 발에 미세전류를 흐르게 한 신발이 그것. 신발창에 미세전류를 발생시키는 특수 장치를 삽입해 근피로도를 줄인다는 개념이다.

대구대 재활의학과 박래준 교수는 여성 46명에게 미세전류가 발생하는 운동화(휠라코리아의 ‘이온 슈즈’)를 신게 하고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미세전류 발생 운동화를 신고 운동할 경우 근육 피로가 훨씬 줄었다. 또 과체중 여성 2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미세전류 발생 운동화를 신고 규칙적으로 걷기운동을 한 그룹이 체중과 복부지방 감소율이 더 컸다.

박 교수는 “미세전류가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ATP(아데노신 3인산) 생성을 증가시켜 지방과 탄수화물을 더 많이 소모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바닥의 근막이 손상돼 통증이 나타나는 족저근막염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세전류는 아이들의 균형적인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용 이온슈즈를 출시한 휠라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ATP 생성 증진과 피로 회복, 그리고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입증된 만큼 어린이의 균형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소개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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