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희비 엇갈리는 각국 축구대표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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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중국)과 미로슬라프 블라제비치 감독(이란).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올랐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예선에서 모두 아시아팀을 맡은 두 감독의 운명이 완전히 갈렸다.

중국을 사상 처음 본선에 올린 밀루티노비치는 '영웅'대접을 받으며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반면 이란의 본선행을 책임지지 못한 블라제비치는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밀루티노비치와 블라제비치는 모두 옛 유고 출신이다.

1986년 멕시코대회 8강(멕시코), 90년 이탈리아대회 16강(코스타리카), 94년 미국대회 16강(미국), 98년 프랑스대회 16강(나이지리아) 등 맡은 팀마다 본선 진출은 물론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린 밀루티노비치는 이번에는 중국을 맡아 역시 본선으로 이끌며 '월드컵 청부업자'라는 별명을 재확인했다.

블라제비치는 98년 프랑스대회에 처녀 출전한 크로아티아를 이끌며 독일.네덜란드 등 강호들을 연파, 당당히 3위에 올라 전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월드컵 후 여러 국가로부터 초빙을 받았으나, 결국 이란을 맡은 블라제비치는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승승장구, 본선행을 확정짓는 듯했으나 바레인과의 최종전에서 충격의 1-3패를 당해 유럽-아시아 플레이오프로 밀렸다. 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를 했으나 골득실 차이로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란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 속에 이란축구협회는 "블라제비치와의 계약기간이 3개월 정도 남아있으나 조만간 회의를 열어 경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경질을 기정사실화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수명을 다한 감독 대열에는 체코와 오스트리아 감독도 포함됐다. 유럽 예선 3조에서 덴마크에 1위를 내주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벨기에에 2패를 당해 탈락한 체코는 즉시 요제프 호바넥 감독을 해임하고 요제프 야라빈스키 감독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오스트리아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터키에 0-5로 대패하는 등 2연패, 탈락하자 크로아티아 출신 오토 바리치 감독을 해임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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