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다룬 연극 12월 독일서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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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의 9.11 사태를 소재로 한 연극작품이 독일에서 초연될 예정이어서 화제다. 미국 출신 유대인 작가 이스라엘 호로비츠의 초현실적 1인극 '천국 이후의 3주-뉴욕으로부터의 한 목소리'가 오는 12월 8일 드레스덴 초연에 이어 9일부터 오스트리아 린츠와 독일 칼스루에 등지에서 공연된다.

또 크리스마스 이전에 참사의 현장인 뉴욕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현재 이 연극을 공연키로 계약한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의 극단은 20개가 넘는다.

"그것이 사라졌다. 내가 뉴요커인 한 그게 있었는데 이제 그것이 사라졌다"로 시작하는 이 모노드라마는 세계무역센터의 붕괴와 함께 사라진 천국을 다루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사는 호로비츠는 사고 당일 LA로 골프치러 가기 위해 세계무역센터에 돌진한 바로 그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조금 늦은 비행기로 예약을 바꿔 가까스로 화를 면했고, 사고 당시 아들이 사고현장 맞은 편 학교에 등교해 있었다.

이 희곡의 독일어 판권 소유자인 호프만 운트 캄페 출판사는 이 작품을 "전세계를 향해(이번 사태를) 망각하지 않도록 호소하는 감동적 독백"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아침에 신문을 읽으면 저녁 때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작가'란 칭찬 겸 핀잔을 듣는 호로비츠의 이 연극이 '순진하면서도 주제 넘은 작품'이란 비판도 나온다. "히틀러가 나를 유대인으로 만들었고, 빈 라덴이 나를 뉴욕시민으로 만들었다"는 그의 주장에서 보듯 현재 미국을 뒤덮고 있는 애국심을 겨냥, '급조한 작품'이란 평가도 있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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