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향락 음주문화 바꿨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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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결혼 1년차 주부다. 지난 일요일 신랑이 만취해 오전 4시에 들어왔다. 오후 4시에 일어나서는 직원들과 단란주점에서 80여만원어치 술을 마셨는데 외상하고 왔으니 카드를 좀 달라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않던 우리 부부는 TV 저녁뉴스에서 우리나라의 양주 소비량이 세계 5위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대부분은 단란주점에서 소비된다고 했다. 직장인들이 여자 종업원들과 함께 술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도 나왔다. 한국에 양주를 수출하는 영국 등 선진국 시민들은 바에서 맥주를 즐긴다고 했다.

남편은 미안해 했지만 그런 데서 여자들과 양주를 마시며 흥청망청 노는 모습을 생각하니 화가 났다. 많은 직장인들이 단란주점으로 가는 게 필수인 듯하다. 현실에서 혼자 왕따 당하지 않고 조직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그런 데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까□ 왜 주부들은 그러려니 하며 체념하고 살아야 하나□ 하룻밤의 향락을 위해 가족들을 실망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호소한다.

김연희.서울 노원구 월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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