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1992년 90억여원을 들여 안양시 평촌신도시에 설치한 지하보도 9곳이 주민들이 이용을 기피하는 바람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이들 지하보도는 밤낮 없이 비행 청소년들이 들끓는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낮은 이용률=안양시 동안구가 지난달 지하보도에 대해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평촌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앞 지하보도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단 한 명도 이용하지 않았으며 오후 6∼8시 2명,오후 4∼6시와 오후 8∼10시에 각각 3명이 통행하는 등 하루 38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또 갈산동 자유센터 앞에 설치된 지하보도 역시 낮 12∼오후 2시 3명,오후 6∼8시 4명 등 하루 이용객이 55명에 그쳤다.
이밖에 범계동 지하보도는 하루 이용객이 1백88명이었고 신촌동 신기중학교 앞 지하보도와 부림동 지하보도 역시 하루 통행인이 각각 2백15명과 3백72명에 불과했다.
◇문제점=안양시는 보행자들이 이용을 기피하는 것은 이들 지하보도 대부분이 주변 건물이나 인도와 멀리 떨어져 있어 연계성이 부족하고 다른 지하보도에 비해 지나치게 깊고 길이도 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비행 남녀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지하보도 한가운데서 담배를 피우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등 탈선장소로 바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지하보도 이용을 더욱 기피하고 아예 도로를 무단횡단하거나 멀리 떨어진 횡단 보도를 이용하고 있다.
확인결과 내부가 어둡고 침침한 데다 각종 오물이 쌓여 있고 시설물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등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었다.
◇대책=안양시는 우선 조명시설 설치가 시급하고 지하보도 내·외부를 깨끗이 청소하는 등 청결유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지하보도 관리책임자나 당직자 순찰조를 편성,시간대별로 순찰함으로써 청소년 탈선장소로 변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24시간 지하보도안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