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신도시 지하보도 청소년 탈선장소 전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한국토지공사가 1992년 90억여원을 들여 안양시 평촌신도시에 설치한 지하보도 9곳이 주민들이 이용을 기피하는 바람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이들 지하보도는 밤낮 없이 비행 청소년들이 들끓는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낮은 이용률=안양시 동안구가 지난달 지하보도에 대해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평촌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앞 지하보도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단 한 명도 이용하지 않았으며 오후 6∼8시 2명,오후 4∼6시와 오후 8∼10시에 각각 3명이 통행하는 등 하루 38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또 갈산동 자유센터 앞에 설치된 지하보도 역시 낮 12∼오후 2시 3명,오후 6∼8시 4명 등 하루 이용객이 55명에 그쳤다.

이밖에 범계동 지하보도는 하루 이용객이 1백88명이었고 신촌동 신기중학교 앞 지하보도와 부림동 지하보도 역시 하루 통행인이 각각 2백15명과 3백72명에 불과했다.

◇문제점=안양시는 보행자들이 이용을 기피하는 것은 이들 지하보도 대부분이 주변 건물이나 인도와 멀리 떨어져 있어 연계성이 부족하고 다른 지하보도에 비해 지나치게 깊고 길이도 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비행 남녀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지하보도 한가운데서 담배를 피우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등 탈선장소로 바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지하보도 이용을 더욱 기피하고 아예 도로를 무단횡단하거나 멀리 떨어진 횡단 보도를 이용하고 있다.

확인결과 내부가 어둡고 침침한 데다 각종 오물이 쌓여 있고 시설물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등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었다.

◇대책=안양시는 우선 조명시설 설치가 시급하고 지하보도 내·외부를 깨끗이 청소하는 등 청결유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지하보도 관리책임자나 당직자 순찰조를 편성,시간대별로 순찰함으로써 청소년 탈선장소로 변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24시간 지하보도안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찬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