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북 초등교사 임용 지원자 절반이 50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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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년 3월 초등학교 교단에 서는 신규교사를 선발하기 위한 임용시험 원서접수가 6일 마감된 결과 교사 부족 현상이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50세 이상의 교사가 대거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사수가 크게 부족해지자 신규교사 임용시험 연령제한을 기존의 만 40세에서 지역에 따라 만 58세 이하로 대폭 완화하는 등 고육책을 동원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들 지원자들은 현 정부 들어 명예퇴직을 통해 교단을 떠난 경우도 많아 이들이 다시 교단에 설 경우 교단 고령화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다.

◇ 50세 이상이 절반 이상=충북교육청이 이날 초등교원 임용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원자 4백62명(모집인원 2백15명) 가운데 62.7%(2백90명)가 5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50대 지원자 가운데 55~58세는 1백10명에 달했다. 45~49세는 51명, 40~44세는 4명에 불과했으며, 39세 이하 1백17명 가운데 올해 교대 졸업예정자는 1백9명을 차지했다.

이는 충북지역 올해 신규교사 응시자격 연령이 종전의 만 47세에서 올해 58세로 연장됨에 따라 명예퇴직한 교사들이 다시 복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시자격 연령을 만 55세로 높인 경북지역의 경우 지원자 5백65명(모집인원 4백명) 가운데 50세 이상 연령자가 2백86명(50.6%)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았다. 40대 지원자도 1백25명(22.1%)이나 됐다.

응시자격 연령이 만 58세로 연장된 전남 역시 50세 이상 지원자가 전체의 32.9%(97명)를 차지했다.

고령자의 대거 신규교사 지원 현상은 이들 지역에서 교편을 잡으려는 교대 출신자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낮추려는 교육부의 계획에 따라 교사 증원이 필요하지만 교사가 되려는 인적자원은 갈수록 고갈되고 있어 고령자의 지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심화되는 교사 부족=이번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16개 시.도 가운데 충남.전북.전남.경북지역 등 네곳에서 4년 연속으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4개 지역에 속한 교대 졸업생들이 대도시의 임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지원을 기피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공백을 50세 이상 명퇴 교사들이 채우고 있는 셈이어서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 지역에 부족한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충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송의호.청주=안남영 기자,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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