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위 논란] 언론조사 기획자 누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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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문화관광위(위원장 崔在昇)가 2일 열렸다. 내년 예산을 심의하기 위해서다.

남궁진(南宮鎭)문화관광부 장관과 박준영(朴晙瑩)국정홍보처장이 출석했다.

의원들의 질문은 예산보다 '세무조사를 기획하고 간여한 청와대 수석과 정권 실세'가 누구인지에 집중됐다.

한겨레신문 기자로 당시 청와대를 출입했던 성한용씨의 책 『DJ는 왜 지역갈등 해소에 실패했는가』에 나와 있는 인물들이 누군지를 추궁한 것이다.

南宮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 朴처장은 공보수석을 지낸 경력이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의원은 책 내용 중 "중앙과 세계는 당장 작살내겠다(1998년 11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세무조사는)정권 차원에서 모든 것을 걸고 한다. 국세청 주요 간부들을 미리 호남 출신들로 다 바꿔놓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호남 출신들밖에 없다(2000년 3월, 현 정권의 실세인사)"는 대목에 대해 물었다.

그는 南宮장관에게 "청와대 수석비서관.정권 실세가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수석을 지칭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여당의 개혁파 의원들이 朴수석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그가 언론 탄압에 앞장섰기 때문이 아니냐"고 따졌다.

고흥길(高興吉)의원은 "청와대를 2년8개월간 출입한 成기자가 직접 2중따옴표로 인용한 내용은 본인이 직접 듣지 않았으면 쓸 수 없는 내용"이라며 "정부가 정당한 세무조사라고 했던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민주당 심재권(沈載權)의원이 "박지원 수석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면책특권 남용으로 속기록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南의원은 "99년 박지원 수석이 중앙일보 사장실에 밤늦게 들어가 물컵을 던질 때 그가 한 말과 너무나 유사해 물어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신기남(辛基南)의원은 "우리당의 쇄신 운동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이 없다"면서 "成기자의 메시지는 여권이 언론과 타협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정병국(鄭柄國), 자민련 정진석(鄭鎭碩)의원 등은 일제히 "현 정권의 언론 탄압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추궁했다.

전영기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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