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내내 게임만 했는데 … 영어가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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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분 동안 게임만 한다

정상어학원 CHESS 프로그램은 수업 내내 아이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각종 게임을 통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인다.

정상어학원 천안분원은 초등은 ‘CHESS, 중등은 ‘ACE’라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을 찾는 중이니만큼 이 어학원의 교육 프로그램 역시 즐기는 영어인 것은 당연하다. 초등 저학년(1~3)은 100분, 고학년(4~6)은 140분이 정규 수업시간이다. 초등생이 버티기에는 긴 시간이지만 교실을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이 하나 같이 밝았다. 수업이 지루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140분 동안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상어학원의 수업은 수많은 게임의 연속이다. 아이들이 한눈 팔 짬을 주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게임을 하다 보면 단어도 외우게 되고 문장도 외우게 된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표현력도 향상된다. 학부모들이 보기에는 학원인지 놀이인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140분 동안 진행되는 학습량은 엄청나다.

원어민 교사 많지 않아

정상어학원에는 원어민 교사가 많지 않다. 대신 교포출신의 한국인 교사들이 주를 이룬다. 다른 학원은 원어민 교사 구하느라 애를 쓰는데 이 학원은 일부러 안 쓴다니 무슨 배짱일까? 학부모가 원어민 교사를 선호하는 것일 뿐 정작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원어민 교사가 도움이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정상어학원의 설명이다. 특히나 정상어학원만의 교육브랜드인 CHESS나 ACE 수업에는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 교사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고 정확하고 빠른 대응을 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인 만큼 아이들의 말과 반응을 알아채지 못하는 원어민의 일방적인 수업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상어학원은 미국 동급생들이 배우는 영어 교과서를 교재로 사용한다. 하지만 교육방식은 전혀 다르다. 미국에서 낳고 자란 아이들과 같은 방식의 수업을 진행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생의 경우 세번 중 두번은 100% 영어로만, 나머지 한번은 우리말로 수업을 진행한다. 한국어 수업시간에는 미국 교재뿐 아니라 정상어학원이 오랜 기간 연구해 개발한 다양한 교재들이 활용된다.

2년이면 “미국유학 갈래요”

초등영어 브랜드 ‘CHESS’는 수준에 따라 모두 10단계로 나뉘어 수업이 진행된다. 6개월 마다 테스트를 거쳐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정상어학원은 우리나라 초등 5학년이 2년만 프로그램을 쫓아오면 미국유학을 가도 문제가 없을 만큼 실력이 향상된다고 자신한다.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을 가만두지 않는 아웃풋(Output) 중심의 수업이 이 같은 성과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많이 움직이고, 많이 발표하고, 게임을 통해 서로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친구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정상어학원의 만의 노하우가 숨어있다. 로드맵에 따라 수업을 받다 보면 학생들은 미국 소설을 읽고 토론하고 심지어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경지에 도달한다.

“1년 만에 불안감 떨쳐”

1년 전 아들 기준이를 정상어학원 천안분원에 맡긴 A씨는 최근 학원 교사와 상담을 했다. 이 학원 저 학원 옮겨 다니다 선택한 어학원이지만 왠지 불안했다. 학원 등록하면서 받아 본 교재는 다른 학원에 비해 너무 쉬워 보였고 그 흔한 스토리북도 다음 과정에서 배운다는 말에 의아해했다.

아이가 학원가는 것을 즐거워 해 그냥 두고 보기는 했지만 5학년인데…그냥 두어도 될까? 하지만 기준이 엄마 A씨는 이 같은 걱정을 날려 버렸다. 기준이를 데리고 학원 교사와 가진 상담시간에 그는 놀랐다.

엄마와는 한국말로 대화를 하면서 담임교사와는 당연하다는 듯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자기 스스로 영어를 하고 있다는 의식조차 하지 않는 듯한 자연스러운 표정과 손짓을 하면서 말이다. 학원에서 뭐 배웠느냐고 물어보면 “오늘 게임 너무 재미있었다는 말만 하던 아들이 언제 이렇게…”

글·사진=장찬우 기자



유재영 정상어학원 천안분원장
사업보다는 교육이 우선

유재영 정상어학원 천안분원장은 1991년부터 10년 동안 서울 대치동 정상어학원에서 중등부 주임을 한 실력 파다. 2000년에 천안에 내려와 정상영어학원을 차렸다. 1년 전부터 정상어학원의 영어교육브랜드인 CHESS와 ACE를 운영하고 있다.

Q 이전에는 어떤 방식의 수업을 했나.

정상어학원의 수업방식과 스스로 개발한 수업방식을 섞어서 수업을 진행했다. 내가 학원을 운영하면 이렇게 해봐야지 했던 것들이다.

Q CHESS 선택이 늦은 이유는.

정상어학원은 오래 전부터 학생들이 즐겁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두고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1년 전에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Q 갑자기 달라진 수업 방식 때문에 혼란은 없었나.

과거 수업 방식이 더 좋다는 반응도 많았다. 천안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프로그램이어서 학부모들도 불안해했다. 그러나 정상어학원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1년 간 밀어 붙였다. 최근 들어 교육성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어 행복하다.

Q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CHESS나 ACE의 최종 목표는 미국의 동급생과 같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특목고 합격 실적이나 TOSEL, TEPS, TOEFL의 수치를 내세우는 것은 큰 자랑거리가 아니다. 입시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영어학습법을 익힌 학생들이라면 걱정할 게 없다. 자유자재로 영어를 활용하는 것이 꿈만은 아니다. 실현 가능한 목표다. 자신을 갖고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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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찬우 기자



천안용암초 우수연 학생 “영어학원 가는 것 즐거워요”

우수연(11·천안용암초 4) 학생은 지난해 8월부터 정상어학원에서 CHESS 수업을 받고 있다.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되는 수업이 7시50분이 돼서야 끝나지만 수연이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수연이는 “게임위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재미있다. 승부욕이 생겨서 다들 수업에 집중한다.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단어도 쉽게 외워진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영어수업에 몰두한 수연이는 1년도 채 안 돼 그동안 학원에서 벌인 3번의 정기콘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하지만 수연이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학원에서 수업하는 게 재미있어 빠지지 않고 다녔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다음 게임에 지지 않으려고 집에 가서 온라인 수업도 듣는다. 하지만 학원에서 수업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장래 아나운서가 되는 게 꿈인 수연이는 “아나운서가 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 어른들께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을 듣지만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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