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남자들은 여기에다 '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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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백제시대 남자들은 점잖은 자리에서 '쉬'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답을 주는 물건이 백제 마지막 도읍지인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출토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23일 "관북리 유적 제10차 발굴조사 결과 사비도읍기 백제시대(536~660년)의 토제 호자(虎子.사진) 1점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호자는 주둥이에 구멍을 내 남자들 '그것'의 출입에 딱 맞췄다. 요즘 병원 입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이요강과 비슷하다. 오른 목인걸 보면 왼손으로 잡고 볼 일을 보도록 고안된 오른손잡이용이다. 호랑이 모양을 본떴다고 해서 호자라 불리며, 중국에는 그 기능이 소변통이었음을 알려주는 문헌도 있다. 이 같은 백제 호자는 부여 군수리에서 수습된 것과 개성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청자 제품 등 여러 점이 전해지고 있지만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보고되기는 지난해 여름 여수 고락산성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발굴을 담당한 부여문화재연구소는 호자 말고도 중국 북위 때 양식의 금동광배(光背) 1점을 비롯, 청동기 26점과 청자 1점, 철기 1점 등을 발굴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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