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당갈등 수습카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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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정국 수습에 나섰다. 지방순시를 마치고 돌아온 金대통령은 1일 이상주(李相周)비서실장과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유선호(柳宣浩)정무수석을 불러 보고를 들었다.

3일에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그런 뒤 이달 말까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20여명씩 상임위별로 불러 의견을 듣는다. 수습 건의를 듣고 당내 기류를 살피면서 설득을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金대통령은 李실장에게 "당이 10.25 재.보선 결과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金대통령은 "자학하거나 자해하는 듯한 행동은 신중치 못하다. 열심히 해서 경제를 회생시키면 기회가 올 수 있다. 선거 결과를 지나치게 심각히 받아들여 좌절할 필요는 없으며 당이 단합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설득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는 당정개편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 등의 사퇴 의사 표명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 원치 않더라도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불가피하다.

柳수석은 "이번에는 지난 5월말의 정풍파문 때와는 다르다"면서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金대통령이 정상외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다음 주말께 총리와 경제팀을 포함해 당정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권노갑(權魯甲)전 의원과 박지원 수석의 퇴진에 대해 부정적이다.'당정개편 수용, 특정인 퇴진 불가'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사태 수습이 가능할까가 청와대의 고민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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