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마라톤] 잠실벌 메우는 사랑의 레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중앙일보 서울국제하프마라톤 단체 참가자 중 상당수가 달리기를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모금운동을 벌인다.

삼성SDS 김성태 대리는 매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달리기를 한다. 이른 시간이라 눈이 안떠질 때가 많지만 '한 걸음 뛸 때마다 병든 어린이들 목숨이 하루씩 늘어난다'는 생각에 자리를 차고 일어난다.

삼성SDS 직원들이 중앙마라톤에서 1m를 달릴 때마다 후원자들이 1원씩을 내게 되고, 이 돈은 전액 백혈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로 쓰인다.

'1m.1원 모금' 봉사는 1996년 사내 동아리인 '푸른마을'이 서울대병원 어린이학교에서 백혈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인사팀 최용 대리는 "컴퓨터 앞에서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이 다음주에 가보면 죽었거나 치료비가 없어 퇴원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때부터 금전적인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푸른마을은 97년부터 중앙마라톤에 참가해 1m에 1원씩 후원받는 형식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6천5백여만원을 모금, 20여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썼다.

올해는 일반 직원까지 포함해 4백58명이 참가신청을 했고, 2천5백여명이 후원자로 참여했다. 한화유통 직원 1백87명도 1m당 1원씩을 모금해 봉사 동아리 '사우회'를 통해 경기도의 장애인 보호시설인 '나눔의 집'에 전달할 예정이다. 인력개발팀 안광옥 과장은 "신청 직원이 쇄도했지만 갤러리아백화점 등 유통업체 특성상 일요일에 근무하기 때문에 이를 추려내느라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전력 중부지점 직원 1백5명도 1㎞에 2천원씩 1백58만원의 기금을 모아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로 했다.

전진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