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금발이 너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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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드라마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이 기억나시는지…. 날고 기는 수재들도 호랑이 킹스필드 교수 앞에선 기를 펴지 못한다. 코미디 영화 '금발이 너무해'(로버트 루케틱 감독)의 주무대도 하버드 법대다.

주인공은 금발의 철딱서니 없는 소녀 엘르(리즈 위더스푼). 학부에서 의상을 전공한 쾌활한 아가씨다.

그가 하버드대에 들어간 이유는 단 하나. 청혼을 기대하고 나갔던 자리에서 그를 보기 좋게 차버린 하버드 법대생 워너(매튜 데이비스)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다.

세상에 대한 근심이라곤 전혀 없이 오직 몸단장에만 관심을 쏟던 철부지 소녀가 절치부심의 자세로 하버드대에 입학한 후 주변의 편견과 냉대를 이겨내고 훌륭한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한국영화'엽기적인 그녀''조폭 마누라'나 할리우드의 '슈렉''툼 레이더' 등과 전혀 다른 얘기지만 요즘 영화계의 흥행 코드로 떠오른 '여성들의 남성 정복'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굳이 메시지를 찾는다면 냉철한 이성이 지배하는 곳으로 알려진 법정에서도 결국은 따뜻한 감성이 승리를 거둔다는 것.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데 적당하다. 12세 관람가. 13일 개봉.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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