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로자 4천 7백여명 '우울한 추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구시 동구 봉무동 광남자동차㈜ 버스기사 1백50여명은 지난 21일부터 76대의 버스운행을 중단하고 있다.회사측이 3개월치 임금과 3차례의 상여금,20여명의 퇴직임금 등 10억원 가량을 체불하면서 빚어진 사태다.

버스기사들은 임금체불 청산때까지 버스운행 중단과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올 들어 기업체의 임금체불이 크게 늘면서 근로자들이 우울한 추석을 맞게 됐다.

대구지방노동청에 따르면 22일 현재 대구·경북 1백27개 업체가 2백41억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임금을 못받은 근로자는 4천7백38명.

이는 지난해 이맘때의 90개 업체(1천4백91명) 42억1천9백만원보다 무려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10억원 이상 고액체납 업체도 부도난 W·C·S건설업체,K병원,D자동차 판매회사 등 6개에 이른다.

액수는 적지만 많은 섬유업체들도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만큼 대구 ·경북의 건설 ·섬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임금체불이 늘어나자 요즘 대구 ·경북지역 노동청 홈페이지에는 임금지급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애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일요일과 오후 10시까지 비상근무하는 특별기동반을 운영중이지만 폐업 ·부도업체 등이 많아 조기청산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