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테러망 풀가동 징후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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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항공기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전세계 테러 네트워크를 이용, 미국의 보복공격 계획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 "보복공격시 테러" 지시=지난 9일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반군 지도자 아메드 샤 마수드 암살 테러사건은 미국의 보복공격을 예상한 빈 라덴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마수드의 연대를 차단하려는 사전 정지작업이었던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또 마카오에서는 16일 미국 내 테러사건과 연계된 혐의를 받고 있는 파키스탄인 5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홍콩의 주요 건물을 폭파하라" 는 지령문을 갖고 있어 빈 라덴이 치밀하게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체포사건은 중국과 동남아 이슬람 국가들을 무대로 한 테러 기지 구축이 활발히 이뤄지고 특히 홍콩 등 주요 금융지역이 테러조직을 위한 자금세탁.기금관리지역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돼 홍콩과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이미 1년 넘게 암약하고 있는 이슬람 조직이 감시대상에 들어갔다.

빈 라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단체는 미국이 공격하면 인도네시아의 미국 관련 시설을 공격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원리주의 네트워크 존재=빈 라덴이 전세계를 무대로 암약할 수 있는 배경엔 이슬람 원리주의 네트워크가 있다.

1979년 옛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아랍 의용군으로 참전한 빈 라덴은 국제적 지원조직인 '알 카에다' 를 결성했다. 91년 걸프전쟁을 계기로 반미로 돌아선 빈 라덴은 자금과 군사력을 배경으로 파키스탄.수단.필리핀.유럽지역에 이르기까지 조직을 확대해갔다. 활동영역을 비 이슬람교권 국가까지 포함한 국제적인 사상집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빈 라덴이 이를 기반으로 이집트의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지하드' 와 이슬람교 과격단체들을 한데 묶어 98년 조직한 것이 '알 카에다 알 지하드' .

일명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하는 국제 이슬람전선' 이다. 현재 조직원은 3천~5천명 선. 60개가 넘는 국가의 벽지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소규모 점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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