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추쥔 8단
제 7 보
추상적이다. 중앙이 본래 추상적인데 수법도 추상적이고 설명도 추상적이다. 고수들의 영역은 피카소 그림과 같다. 이런 추상에 동물적 본능을 접목시킨 것이 ‘감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천상에서 지옥으로의 추락인가. 추쥔 8단이 69로 응수를 물어왔을 때 70으로 씌운 수, 이 수는 이창호 9단이 이 판에서 ‘가장 못 둔 수’였다. ‘참고도’처럼 백1로 받는 것이 상식이고 이렇게 받아 아무 일 없는 곳인데 이 9단이 왜 70처럼 엉성한 수를 두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답은 간단하다. 이창호는 71의 맥점을 못 봤다. 71은 70의 허점을 제대로 찌른 수였다. 응수가 두절된 이 9단은 긴 고통에 빠져든다.
참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