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억 복권대박 7년만에 쪽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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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994년 당시 미국 복권사상 최고 당첨액인 1천8백만달러(약 2백34억원)를 받은 재미교포 이옥자(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거주.미국이름 재닛 리)씨가 파산했다.

현지 언론은 "이씨가 지나치게 기부를 많이 해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씨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변호사인 양녀의 모교 워싱턴대 법대에 1백50만달러를 기부, 법대생 전용 도서실 '재닛 리 리딩 룸(Janet Lee reading room)' 을 건립했다.

이씨의 기부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워싱턴대 한곳에만 최소 2백만달러를 기부했고, 자신의 영문 이니셜을 딴 'JL 장학재단' 에도 수십만달러의 장학금을 쾌척했다. 98년에는 서울대.연세대 등에도 수만달러 규모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정치헌금도 많이 해 알려진 것만도 97년엔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10만달러를, 그후 3년 동안엔 리처드 게파트 연방 하원의원에게 8만4천달러를, 연방상원에 도전했던 제이 닉스 미주리주 검찰총장에게 1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정치인들에게 27만7천달러의 후원금을 냈다.

현지 언론들은 "이씨가 빌 클린턴 대통령.앨 고어 부통령 등 거물 정치인의 기금모금 파티에 초청돼 옆자리에 앉는 VIP 대접을 받은 것은 거액 기부금 덕" 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그녀의 저택은 차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전화도 두절된 상태다. 이씨는 72년 이민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가발가게를 운영했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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