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높이 떴다 … 장대뛰기 인간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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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대를 타고 날아오른 ‘인간새’들의 경연이 앞으로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010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가 25일 부산 도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높이 120m) 앞 특설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용두산공원에 마련된 야외 경기장에는 1000여 명의 관중이 객석을 가득 메운 채 하늘 높이 솟구치는 인간새들의 경연을 만끽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해 경기력 향상과 육상 붐 조성 차원에서 ‘지역별 거점대회’ 중 하나로 부산장대높이뛰기대회를 만들었다. 부산 최초의 특화된 스포츠 이벤트로 추진하려는 부산시와 이해관계도 맞물렸다. 부산시는 많은 시민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용두산공원에 특별경기장을 마련, 대회를 시민들의 축제 분위기 속에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아 국제대회로 승격됐고 일본·호주·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9개 나라에서 56명의 선수가 참가해 장대높이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서상택 육상경기연맹 총무이사는 “지난해보다 관중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여자 경기에 더 많은 박수를 보냈다”며 “부산시에서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이벤트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 내년에는 유럽 선수들까지 초청해 규모를 더 키울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부에서 4m10㎝를 넘어 준우승을 차지한 최윤희(24·SH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야외 무대에서 열린 부산대회에 참가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무척 재미있었다”고 즐거워했다.

한편 여자부 우승은 4m20㎝를 기록한 아만다 비스크(24·호주)가 차지했다. 최윤희가 2위에 올랐고 한국기록(4m35㎝) 보유자인 임은지는 3m70㎝(5위)로 부진했다. 남자부는 크리타 신타와치와(21·태국)가 5m10㎝를 넘어 우승을 거머쥐었고 한국의 윤대욱(19·경산시청)이 5m5㎝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5m55㎝를 넘어 기대를 모았던 루카스 블레이크(20·호주)는 5m로 3위에 그쳤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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