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3시30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동초등학교.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한쪽 5평 공간이 동화에서나 나옴직한 예쁜 간이독서실로 꾸며져 있다. 꽃을 장식한 독서실 유리창가에는 책장이 놓여 있고 그림책.동화책 등 아동도서 3백여권이 꽂혀 있다.
책장 앞쪽 평상에는 학교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모여 앉아 책읽기에 빠져 있고 한 여자 어린이는 교장선생님 무릎에 앉아 동화책을 보고 있다. 옆 소파에도 4학년 남자 어린이 두 명이 편안히 앉아 위인전을 읽고 있다.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계단 한쪽에 만들어진 독서실도 아이들의 공부방을 옮겨 놓은 듯하다.
2년째 '아름답고 내집 같은 학교 만들기 운동' 을 벌이고 있는 문산동초등학교의 달라진 모습이다. 이 운동이 시작된 것은 1999년 9월 김혜숙(金惠淑.54.여)교장이 부임하면서다. 동문과 학부모들이 재정적인 뒷받침을 했다.
金교장은 "학교를 아름답고 안락하게 꾸몄을 때 어린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인성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했다" 고 소개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공간은 다목적실. 수업이 있는 날은 물론 방과후나 쉬는 날, 방학 등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이 가득하다.
40평 넓이에 노래방 시설이 갖춰져 있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는 펌프시설도 있다. 또 조명이 갖춰진 5평짜리 무대는 어린이들의 학예발표회장이 되고 있다. 벽면에 유리가 둘러쳐진 넓은 공간에서는 학생들이 무용연습을 하고 있다.
학교 건물 옆 40평의 자투리 땅에는 등벽오르기.타이어 터널 등 다섯가지 코스를 갖춘 극기훈련장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체력을 기르고 도전정신을 연마할 수 있도록 했다. 극기훈련장 뒤쪽 우거진 산림에는 5㎞ 길이의 등산로를 만들었다. 운동장 스탠드에는 비오는 날이나 추운 날에도 앉을 수 있도록 고무판이 깔려 있고 지붕이 설치돼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교실 복도에는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만든 미술.공예.서예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또 조그만 행사라도 다양한 장면의 사진을 찍어 벽에 걸어 두었다.
金교장은 "학부모와 동문.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이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며 "서울을 비롯한 인근지역 학교에서 앞다퉈 학교시설 견학을 위해 찾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