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수민족 뭉쳤다… 아시아계 중심 연대 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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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호주내 소수민족들이 뭉쳤다. 백호주의(白濠主義)정당인 일국당의 연말 총선 승리를 저지하기 위한 연대다. 첫 목표는 여성인 폴린 핸슨 당수의 의회진출 저지로 잡았다.

소수민족연대의 지도자는 중국계 헬렌 샴 호(48)여사다. 소수민족을 대표한 여성이 백호주의를 대표한 여성에게 대항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의원인 헬렌은 19일 호주 내 중국 실업가를 비롯해 베트남.대만.레바논.이스라엘 대표들과 함께 모였다. 이 자리에서 다음달 21일 시드니내 차이나타운에서 소수민족연대를 위한 기금모금식을 거행키로 결정했다. 4백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모금식의 주제는 '호주는 폴린 핸슨 같은 사람을 싫어해요' 로 정해졌다.

헬렌은 일찍부터 백인우월주의에 도전해온 당찬 여인이다. 그녀가 1988년 자유당을 탈당한 것도 당시 당수였던 존 하워드가 일국당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녀는 본격적인 반백호주의.반일국당 운동에 뛰어들었다. 홍콩 출신의 헬렌은 40년 전 호주로 이민 가 '중국계 의원 1호' 를 기록한 정치인이다.

호주 내 정치평론가들은 "헬렌을 중심으로 한 소수민족연대는 연말 총선에서 무시 못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고 내다봤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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