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도전! 골든벨' 왕중왕전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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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지난 17일 오후 여의도 KBS 공개홀. 고교생.군인.대학생.재수생 등 젊은이들이 모여 퀴즈 풀이에 여념이 없었다.

오는 31일 1백회를 맞는 KBS - 2TV '도전!골든벨' (금 오후 6시30분) 특집 녹화 현장이었다.

매회 고등학교를 찾아 50문제를 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퀴즈의 달인으로 인정받았던 고교생은 어느새 대학생이 돼 있었다.

이날 출전자 1백20명은 50문제를 모두 풀어 골든벨을 울렸던 20명과 학교별 퀴즈 풀이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학생, 그리고 학교의 '명물' 로 선정된 학생들로 구성됐다. 일종의 왕중왕전인 이날 특집에선 진명여고 3학년 박장미양이 우승을 차지했다.

1999년 1월 KBS - 1TV의 청소년 프로그램인 '접속!신세대' 의 한 코너로 시작한 이 프로는 같은 해 9월 '도전! 골든벨' 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했다.

조상들이 과거를 보는 모습을 본뜬 독특한 포맷과 문제를 풀어가는 진지한 모습, 자신의 끼를 유감 없이 발휘하는 학교 명물들, 학생과 선생님들이 즐겁게 어우러지는 풍경 등이 인기를 끌었다.

EBS의 '장학퀴즈' 가 엄숙한 형태의 전형적인 퀴즈풀이 포맷이라면 '도전!골든벨' 은 좀더 가볍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자와 출연 학생들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진행자가 김홍성.손미나 아나운서에서 윤인구.최원정 아나운서로 바뀌었지만 학생들 사이에 '오빠' '누나' 로 불리는 그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학부모가 선정하는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상' (1999), '방송프로그램21상-청소년부문' (2000) 등을 수상했고 매년 장르별 우수 TV 프로그램을 뽑는 미국 에미상에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최우수작품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 개가도 올렸다.

'도전!골든벨' 의 인기는 청소년층에 국한되지 않고 대학가의 특별이벤트와 백화점 홍보행사의 한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일선 학교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을 본딴 교과지도법을 고안하기도 한다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물론 청소년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관련한 제작진의 고민은 여전하다.

노윤구PD는 "청소년기엔 성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스스로 어른으로 대접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청소년용' 이란 딱지가 붙으면 외면당하기 쉽다" 고 말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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