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기 골다공증 예방은 역시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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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당신의 뼈는 튼튼하십니까. ' 본지가 6일~9일까지 연재한 '사추기(思秋期) 폐경여성 리포트' 를 계기로 골다공증 등 뼈의 건강에 대해 문의하는 여성들이 많다.

폐경 이후 해마다 2~3%씩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푸석푸석해지기 때문. 8월 17~18일 양일간 홍콩에선 아.태 지역 골다공증 전문가회의가 열렸다. 이날 발표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골다공증 극복요령에 대해 살펴본다.

◇ 골밀도 측정은 뼈 건강의 첫 걸음=폐경여성이라면 2~3년에 한번은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재는 것이 좋다. 골밀도란 뼈 속에 칼슘과 단백질이 얼마나 촘촘하게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 엑스선과 초음파를 이용해 척추나 발목.팔목 등 뼈에서 골밀도를 측정한다. 통증이 없고 10분 남짓이면 진단이 가능하다.

폐경이 빨리 오거나 흡연과 음주를 하는 여성, 손목 등 뼈가 가늘고 체격이 마른 여성, 갑상선 질환이나 신경성 식욕부진 등 만성질환을 앓은 경우, 운동량이 적은 여성 등은 골다공증에 더욱 잘 걸리므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운동과 칼슘이 정답=운동은 뼈 건강을 위한 최대의 보약. 중요한 것은 미리 곳간에 곡식을 채워두듯 젊었을 때부터 뼈 속에 충분한 칼슘을 쌓아두는 것.

폐경 전후 여성은 뼈 속에 칼슘이 쌓이는 골 합성보다 칼슘이 빠져나가는 골 소실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한껏 골밀도를 높여두면 나이들어 칼슘이 빠져 나가도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35세 이전 운동이 중요하다.

칼슘은 폐경여성들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영양소. 보통 성인은 하루 1g의 칼슘이면 충분하지만 폐경여성은 1.5g의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칼슘은 우유.멸치.치즈.요구르트.브로콜리 등에 많다.

◇ 치료는 이렇게=골밀도가 낮거나 이미 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는 폐경여성은 약물복용 등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 포사맥스를 비롯한 알렌드로네이트 제제와 칼시토닌.비타민D 등이 있다. 여성호르몬 요법도 도움이 된다. 지난주 국내 판매 승인이 된 신약 에비스타도 알아두자.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해 1997년 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에비스타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동시에 유방암과 심장병의 예방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 골다공증학회의 시험결과 에비스타를 2년 동안 복용한 그룹에선 그로부터 1년 이내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골절 발생률이 68% 줄었다. 또 미국 의학협회지에 따르면 4년 동안 복용한 그룹에선 유방암 발생률이 위약(僞藥)을 먹은 그룹에 비해 70% 감소했다.

여성호르몬 요법의 최대 약점인 유방암 발생확률 증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으므로 5년 이상 장기간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아온 폐경여성들에게 주로 권장된다.

드물지만 얼굴이 붉게 화끈거리는 안면홍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산부인과.내과.가정의학과에서 가능하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비보험일 경우 하루 1천4백원 내외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홍혜걸 기자.의사

◇ 도움말 주신 분=일라이 릴리社 다니엘 티보드 자문의사.연세대의대 산부인과 박기현.가톨릭의대 내과 강무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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