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한·중·일 30인회’가 19일 일본 나라시 신공회당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변화하는 세계와 한·중·일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나라=강정현 기자]
19일 일본 나라(奈良)시 신공회당(新公會堂)에서 개최된 제5회 ‘한·중·일 30인회’에서 우메하라 교수는 3국 협력을 저해하는 최대 요인으로 일본의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에서 벗어나 서구로 들어감)’ 정책을 지적했다.
우메하라 교수는 세계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현 시기에 한·중·일 3국에 의한 진정한 아시아 시대는 일본이 ‘탈아입구’가 아닌 ‘귀아친구(歸亞親歐·아시아로 복귀하며 서구와는 친하게 지냄)’의 정책을 펼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중국·일본의 각계 저명 인사로 구성된 한·중·일 30인회 참석자들은 서구의 쇠퇴와 아시아의 부상에 공감하면서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2010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한국 측 대표인 이홍구 전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G7보다는 G20이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논의하는 회의체로 적절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며 “이 같은 역사적 전환기에서 한·중·일은 세계가 당면한 과제에 공동의 해법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 한·중·일 3국의 힘을 모으자”고 제안해 큰 호응을 받았다.
중국 측 대표인 쩡페이옌(曾培炎) 전 부총리는 “금융위기 회복 조짐과 함께 고개를 드는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자”며 “달러 위주가 아닌 새로운 국제통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선 또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대한 제언도 제시됐다. 일본 측 대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국제 관계는 정상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중·일 정상 간의 (원격화상을 통한) 정보기술(IT)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특별취재팀=유상철·신경진(중국연구소 기자·연구원), 박소영·김현기(도쿄특파원), 강정현(영상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