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대우차 인수 때 부평공장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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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우자동차 해외매각과 관련,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부평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군산.창원 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부평공장은 5년 정도 다른 자동차회사에 위탁 경영토록 하며, 이 기간에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GM이 모두 구매하는 조건으로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8일 "부평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 대상에 대한 마무리 가격 협상을 GM과 하고 있다" 면서 "늦어도 이달 안에 확정해 발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동안 위탁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과정을 거칠 것" 이라며 "위탁경영을 마치는 시점에서 사업성을 평가해 부평공장의 처리 방안이 마련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부평 공장이 배후지 15만평을 합쳐 50만평에 이른다" 면서 "자동차 공장으로 부적합하다고 판정될 경우 수도권 벤처단지로 지정해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지난 1일 "부평공장을 정리할 경우 청산가치는 2조원인데 현재 상태로 계속 운영할 경우의 존속가치는 9백억원에 불과하다" 고 말해 부평공장의 처리문제가 매각 협상의 걸림돌임을 시사했다. 한편 대우차 노조는 지난 6일 "GM이 인수 대상에서 부평공장을 제외하고 부평공장 생산 차종을 GM의 판매망을 통해 파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매각 협상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 고 밝혔다.

노조측은 "GM이 이런 방안을 제시한 것은 부평공장 인수 거부에 따른 현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책" 이라며 "이같은 방식으로 GM에 매각된다면 부평공장은 시한부로 운영되다 완전 폐쇄의 길로 가든가 제3의 업체에 흡수.통합될 수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정선구.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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