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기금 286억 빼돌린 건설업자 등 13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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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의 허술한 대출절차를 악용, 1인당 10억~40억원씩 모두 2백86억원을 챙긴 건설업자와 은행간부 등 13명이 무더기로 구속기소됐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金敏宰)는 7일 사기 등 혐의로 D건설 대표 김창곤(金暢坤.64.전 건교부 주택국장).S건설 대표 이길웅(李吉雄.60)씨 등 건설업자 11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대출 심사를 허위로 해주고 1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전 주택은행 충청지역 본부장 강창규(姜昌圭.57)씨 등 2명도 구속기소했다.

검찰조사 결과 건설업자들은 국민주택기금 중 공공임대아파트나 근로자 복지주택 건설 자금의 경우 착공신고서만 제출하면 은행측이 형식적 심사만 거쳐 40% 정도를 선급금으로 대출해주는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선급금을 받은 뒤 고의 부도를 내거나 도주하는 수법을 써왔다.

검찰에 따르면 D건설 대표 金씨는 1997년 2월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일대에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며 국민주택기금 1백2억원을 대출 승인받아 이 가운데 선급금으로 받은 4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또 李씨는 같은해 10월 충남 아산시 신창면 남성리 일대에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며 주택은행에서 국민주택기금 38억원을 대출받아 유용한 혐의다.

수원=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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