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동주 `웅담포` 더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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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1m80㎝, 1백1㎏.

거포 김동주(25.두산)의 신상명세다. 김선수의 허벅지는 웬만한 여성의 허리둘레보다 굵다. 그러나 잠실구장 장외 홈런 1호를 기록한 김선수의 뚝심은 커다란 몸통 이상이다.

지난 5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3루에 슬라이딩하다 왼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으로 한달여간 벤치 신세를 졌다. 김선수가 빠진 뒤 두산은 선두 현대.삼성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정수근.장원진 등 동료들의 잇따른 병치레가 겹치면서 팀이 하락세를 맞았으나 김선수는 중심 타자라는 부담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 전 배팅과 수비 연습에 나섰다. 이를 지켜보던 김인식 감독은 "가만히 재활치료에나 집중하라" 며 호통을 치며 만류했다. 결국 상태가 악화돼 지난 6월 23일 2군으로 내려갔다.

1999년 5월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맞아 보름간 2군에 내려간 이후 2년 만에 2군행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김선수는 치료에만 전념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2~3시간씩 달리기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도높게 실시했다. 1백10㎏에 육박하던 체중도 줄여 이제 두자릿수 체중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선수는 지난달 12일 날씬해진 몸매로 1군에 돌아온 뒤 0.380(42타수 16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3연패에 빠졌던 팀을 살려내며 중심타자로서의 면모를 회복했다.

특히 0-1로 뒤지던 4회말 2사1루에서 한화 선발 한용덕이 한가운데로 던진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왼쪽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10호째다. 지난해 홈런 31개로 홈런 부문 7위에 올랐던 김선수로서는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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