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9명으로 연 매출 290억 올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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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29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29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 1인당 매출 10억원을 올리는 ‘작은 고추’ 삼익가구다. 인천 도화동 본사에서 만난 이방희(65·사진) 삼익가구 대표는 “큰 욕심 내지 않고 좋은 가구를 만들겠다는 원칙을 지켜온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원칙은 간단하다. 소재는 반드시 원목을 쓴다. 클래식 디자인을 고수해온 것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클래식 가구 매니어를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고객을 끌기 위해 디자인 개발에 신경 쓰고 있다”며 “디자이너 3명을 매년 중국·이탈리아 밀라노의 가구 전시회로 보내 새로운 디자인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유행에 민감한 저가형·실속형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클래식 가구를 내세우고 있다.

1978년 세워진 삼익가구는 88년 이후 부동산 활황으로 가구 수요가 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 대표는 “당시 할인행사를 하면 물류창고가 텅 비곤 했다”며 “창고 앞에 가구를 싣기 위해 트럭이 줄 서 있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 때 빚을 지며 무리하게 확장해온 가구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삼익가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1000억원을 넘나들던 연 매출이 99년 6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대표가 구원투수로 이 회사를 맡은 것은 2000년 5월. 가구재 수입사 대표로 일하던 때였다. 대리점주 여러 명이 찾아와 삼익가구를 인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80년대 중·후반 삼익가구에서 영업 담당자로 일한 적이 있는 그와 안면이 있는 이들이었다. 이 대표는 “예전에 몸담았던 직장인데다 클래식 가구에 대한 애착이 있어 인수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표로 취임한 그는 회사 조직을 대폭 줄였다. 본사에는 디자인과 품질관리 부서만 두고 생산은 국내외의 30개 공장으로 아웃소싱했다. 협력업체와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현금 결제만 고집했다.

결국 그가 인수할 당시 40개였던 대리점은 현재 160개까지 늘었다. 10년 연속 흑자를 냈고, 인수 당시 60억원이던 연 매출을 지난해에는 29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가구야말로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행복나눔N 캠페인’과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했다. “가구는 매장 직원에게 꼼꼼하게 설명을 듣고 고르는 경우가 많다. 직원은 설명하면서, 손님은 들으면서 나눔의 의미를 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행복나눔N 캠페인은 ‘N마크’가 붙은 제품의 매출액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삼익가구는 올해 출시한 신제품 가구 2종에 N마크를 붙여 매출의 0.5%를 기부한다. 나눔 참여 문의 한국사회복지협의회 02-2077-3958.

인천=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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