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4명중 1명 "자살충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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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고, 실제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도 상당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조맹제 교수와 가천의대 신경정신과 함봉진 교수팀이 최근 경기도 부천시의 의뢰를 받아 중.고교생 2천2백명을 무작위로 추출,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생 중 남학생의 34.3%, 여학생의 47.5%가 우울 증상이 있었다. 이 중 절반(남학생 17.4%, 여학생 20.6%)에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을 보였다.

또 최근 2주 동안 자살 충동을 느꼈던 남학생은 23.5%, 여학생은 28.1%나 됐다. 실제 자살을 시도한 학생도 남학생 3.3%, 여학생은 7.3%에 이르렀다.

특기할 만한 점은 외국의 경우 여학생의 우울증 발생빈도가 2대 1로 높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꽤 근접하는 수준이었다는 것.

이는 한국 남학생이 학업성적이나 대학 진학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좌절감도 큰 때문으로 해석됐다.

조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학업성적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때 우울증상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지적했다.

또 "청소년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입시 제도, 진로 지도의 합리적 개선과 직업 선택의 다양한 기회 등이 제공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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