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분당 신도리코 빌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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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층짜리 오피스빌딩. 특별히 눈길을 끌만큼 규모가 크지도 않고 튀는 디자인을 통해 외관에 변화를 주려니 기능과 경제성이 발목을 잡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빌딩이 그저 그런 식으로 비슷한 모양을 띠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경기도 분당신도시 야탑동에 위치한 신도리코빌딩은 튀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끄는데 성공한 사무용 건물이다. 회사 사옥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이 건물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차별화에 성공한 셈이다.

설계를 담당한 모람건축의 손두호 소장은 "금속재료인 알루미늄 곡면 프레임으로 건물의 겉모습을 결정했고 커튼월로 처리된 유리박스를 그 안에 집어 넣는 형태로 내부의 업무공간을 만들었다" 고 설명한다.

따라서 큰 길에서 보면 금속곡면체과 유리사각형이 엇물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곡선과 직선의 교차 때문에 이 빌딩은 주변에 있는 다른 8층짜리 건물보다 더 크게 보인다. 지하층과 1층은 물류창고로 사용된다. 8층은 교육강의실로, 나머지 층들은 사무실로 쓰인다.

孫소장은 1층이 쇼윈도 빼고는 대부분 창고라는 특징 때문에 다른 건물의 1층 기능을 2층으로 올리는데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 건물 한면에는 층마다 옥외 발코니를 둬 냉방기 등의 설치가 편리하도록 하는 동시에 건물의 깊이가 느껴지도록 했다. 한편 옥상은 맨 위층에 배치된 교육강의실에서 직접 올라가는 연결계단을 따로 설치해 휴게장소로 만들었다. 초등학교와 접한 건물 뒤편의 주차장은 화강석으로 마감했다.

아주대 제해성 교수는 "엇물린 형태로 설계된 빌딩의 조형성이 돋보인다" 며 "도시설계 구역으로 건물의 층수나 건축 한계선 등이 지정된 지역에서 주어진 한계를 잘 극복해 냈다" 고 평가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용도 : 업무시설, 물류시설 ▶대지면적 : 225평 ▶건축면적 : 105.5평 ▶규모 : 지하 1층, 지상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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