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노무현·김대중, 訪中때 꼭 동행한 이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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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할 때면 꼭 안내자로 대동했던 기업인이 있다.

지난 7일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사진). 그는 중국에서만 17년간 사업을 벌여온 한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상장회사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았다.

그는 17년 사업가로 살면서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멋쩍어했다.

최회장은 중국에서 광서대상(광시따시앙:廣西大象), 무한대상(우한따시앙:武汗大象)등 6개의 비상장 회사를 운영하며 3000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개사가 총 900억원에 달한다.

"중국에서 인증을 갖고 사업하는 유일한 업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셋톱박스를 만든 회사가 광서대상입니다"

실제 한국의 셋톱박스 업체 20-30개사들이 모두 중국에 진출했지만, 지금 남아 영업하고 있는 셋톱박스회사는 최 회장의 광서대상이 유일하다. 특히 최 회장이 경영하는 무한대상은 중국에서 하이얼, 화웨이, 창얼 등 쟁쟁한 회사들을 제치고 IT표준인 '블루레이'표준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블루레이 표준을 따낸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한국에서는 잘 모를겁니다.무한대상은 기륭전자 뿐 아니라 중국의 5개 대기업에도 하청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 내 비상장사들은 탄탄대로를 밟았지만, 3년전 인수한 기륭전자는 예외였다. 노조문제 등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전문경영인이 지휘봉을 잡고 경영정상화에 착수했지만 3년 매출하락 및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결국 기륭전자 노사위원회는 최 회장의 '책임경영'을 주문했고, 최 회장은 고심 끝에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7개 회사의 역량을 기륭전자에 집중키로 했다.

"기륭전자는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지난해가 준비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결단력과 순발력으로 실천하는 시점이죠"

기륭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급감, 영업적자 130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 그러나 최 회장은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기륭전자의 3대 주력IT 사업은 위성, HD 등 디지털라디오, 디지털셋톱박스, 그리고 레드레이 플레이어(Red-Ray Player) 등 디지털가전이다.

기륭전자는 다음달부터 100억원을 투자해 준비한 야심작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터치스크린으로 '보이는 라디오'기능을 결합한 인터넷라디오, 오토바이용 아웃도어 네비게이션, 미국형 DMB용 모바일 TV 등이다.

기륭전자는 IT사업과 함께 LED 등 녹색사업과 몽골, 인도네시아 자원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자원개발사업도 2년간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묵묵히 준비해 왔지만, 성과가 확정된 후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농성중인 노조 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다만 기륭전자 직원출신이 아닌 사람들과는 돈으로도, 타협으로도 해결할 수가 없었다며 굴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고 말했다.

"기륭전자는 세계최초로 MPEG-2 셋톱박스, 위성라디오, 위성 DMB, 휴대용 HD라디오 등을 개발해 20년간 약 15억달러를 수출한 애국기업입니다. IT융합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기륭전자와 중국 내수시장에 강점을 지닌 계열사들의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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