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녹색당 "1인2표제 덕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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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79년 환경보호를 내걸고 출범한 독일의 녹색당은 지역구에선 기성정당의 그늘에 가려 고전했다. 98년 총선에선 지역구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을 정도다. 그러나 6.7%의 득표율을 기록해 비례대표 의석 47석을 확보했다.

녹색당은 당당히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2백98석)과 '적녹(赤綠)연정' 을 구성했다. 독일의회의 정원은 6백56석. 지역구와 비례가 3백28석 씩이다.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전국별 정당명부에 각각 투표(1인2표제)한다.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득표율로 배분한다. 녹색당은 이런 선거제도에 힘입어 적지 않은 의원들을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시켰고, 정치적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

서울대 박찬욱(朴贊郁.비교정치)교수는 "독일뿐 아니라 스웨덴.스페인 등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1인2표제와 비례대표제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사를 정치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며 "비례대표 후보의 선정 또한 전문성과 직능대표성을 중심으로 엄격하게 이뤄진다" 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의 비율은 6대 4다.

반면 순수한 대통령제로 양당제가 정착한 미국은 비례대표를 뽑지 않는다. 朴교수는 "각국의 역사와 정치문화가 다른 만큼 비례대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며 "다만 제도를 시행할 경우엔 얼마나 실질화된 비례대표제를 운용하느냐가 관건" 이라고 강조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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