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11승 '고맙다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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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오랜 만에 터진 팀 타선의 지원 속에 박찬호(LA 다저스)가 시즌 11승에 안착했다.

박선수는 29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9안타로 올시즌 한경기 최다 피안타에 5실점(1자책)했으나 초반부터 집중력을 보인 타선에 힘입어 팀의 10 - 6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다.

볼넷은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5점을 내줬으나 4점은 수비수의 실책 때문이어서 자책점은 1점만을 기록, 방어율은 오히려 2.85로 낮아져 내셔널리그 4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1천5백만달러) 투수 마이크 햄튼과의 올시즌 두번째 맞대결이었으나 투구 위력은 물론 방망이 실력까지 모두 박선수의 완승이었다.

1 - 0으로 앞선 2회말 공격에서 다저스는 햄튼을 무차별 난타했다. 2사 후 채드 크루터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찬호가 타자로 나섰다. 공격의 흐름이 끊길 듯했으나 박선수는 중전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햄튼에게는 불운의 시작이었다.

이어 제프 레블레의 좌익선상 2루타, 마크 그루질라넥의 중전 적시타, 숀 그린의 우월 2점 홈런이 봇물처럼 터지며 단숨에 5득점, 6 - 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큰 점수 차로 앞서가자 박선수는 다소 방심한 듯 3회초 시릴로에게 3점 홈런, 헬튼에게 랑데부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했다. 구위는 문제가 없었으나 제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4실점은 자책점으로는 기록되지 않았다.

첫 타자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박선수는 투아웃을 잡았고, 이후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 내야 실책이 없었더라면 스리 아웃으로 이닝을 마치는 상황이었으므로 비자책이었던 것이다.

1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노장 레블레(37)는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하면서 수비에서도 두 차례나 좋은 플레이를 펼쳐 박선수의 승리를 도왔다.

경기 후 박선수는 "점수 차이가 많이 나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다" 고 말했다. 박선수는 다음달 4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올시즌 24번째 등판, 시즌 12승과 4연승에 도전한다.

최민우 기자

사진=전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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