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국내외 경기회복 조짐 안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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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본격 휴가철이다.

7월 내내 지칠 대로 지쳤던 투자자들은 지난주 모처럼 생기를 되찾았다. 주초 510대로 밀렸던 종합주가지수가 주 후반 단숨에 540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휴가를 떠나는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울 것 같다.

증시 반등은 역시 미국 시장이 돌아선 게 계기가 됐다. 미 나스닥지수는 2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안도감에 힘입어 지난주 2, 000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0.7% 성장에 그쳐 부진했지만 시장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미국 시장이 다소 안정되자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서며 장세 호전에 앞장섰다.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최근 장세 반전은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떨어진 뒤 으레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

주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경기 호전이나 기업실적 개선, 시중 자금의 증시유입 등 새로운 요인(모멘텀)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없다.

특히 지난주 말 나온 미국의 2분기 GDP나 국내 6월 중 산업활동 동향 등은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시켰을 뿐 앞으로 좋아질 희망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주에 나올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관심이다.

시장이 새로운 방향을 잡기까지 당분간 기술적 등락에 의존해 호흡을 짧게 하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매도 기회를 놓친 주식은 어쩔 수 없더라도, 새로 주식을 사놓고 휴가를 떠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장세의 기술적 반등은 대충 지수 560 정도에서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길게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아직 서두를 이유가 없다.

좀 더 싼값에 주식을 사둘 기회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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