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정부 비판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법치주의에 바탕을 둔 진정한 개혁이 필요하고, 이같은 개혁을 통해 합리적인 법 체계가 지배하는 법치국가를 완성하자는 것입니다. "

대한변협이 23일 변호사대회 결의문을 통해 현 정부의 개혁추진 자세를 신랄하게 비판한 배경에 대해 변협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정재헌(鄭在憲)변협 회장도 기조연설에서 "규제개혁.의료개혁.언론개혁.정치개혁 등 우리는 개혁 바람 속에 살고 있을 정도로 현실비판은 무성하고 개혁의 목소리는 높지만 개혁의 방향과 구체적 대안 및 절차는 혼란 속에 있다" 고 지적했다.

몰아붙이기식이 아니라 법치주의의 원칙 속에서 구체적 방향을 정해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개혁이 추진돼야 하는데도 절대적 권력자와 몇몇 핵심 인사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기본적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들의 모임인 변협이 결의문을 통해 현 정부 개혁정책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지적했다는 것이다. 대회사를 통해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황계룡 변호사대회 집행위원장도 대회가 끝난 뒤 "오늘 발언은 전혀 강성(强性)이 아니며 있는 그대로 지적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이미 두달 전에 계획된 것으로 토론회 참석자 선정과 결의문 채택은 전적으로 집행부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협은 매년 변호사대회를 통해 결의문을 채택해 왔으나 이처럼 정부를 강하게 질책한 것은 처음이다.

박재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