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자위탁생산 중국보다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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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추진사업 가운데 하나인 북한과의 농업협력사업을 위해 방북단 7명과 함께 지난 9일부터 4박5일간 평양을 다녀 온 ㈜농우바이오 고희선(高羲善.54.사진)회장.

高회장은 "북한과 종자위탁생산을 하면 지금처럼 중국과 거래하는 것보다 수익이 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북한에 도움을 줄 것" 이라고 전망했다.

- 물류비 부담으로 남북 위탁가공교역에서 수익모델 창출이 어렵다는데.

"위탁가공교역 가운데 특히 부피가 큰 물건일수록 물류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적자를 보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종자는 다르다. 부피가 작고 포장비용이 적게 들어 수익모델로 적격이라고 판단한다. "

- 중국보다 북한과 종자로 위탁가공교역을 하면 유리한 점은.

"인건비 조정을 거쳐야 되겠지만 우선 통역 없이 재배 지도가 가능해 국내 기술진들이 부담을 덜 느낄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중국 인력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

- 이번 방북 동안 어디를 방문했나.

"농업성 산하 연구기관인 농업과학원과 중앙남새(채소)과학연구소에서 운영하는 협동농장을 방문했다. 협동농장에는 현재 밭농사가 거의 끝난 상태였다. "

- 북한의 채소 상황은.

"쌀.옥수수.감자 등 주곡(主穀)생산에 주력하다 보니 식량의 반(半)인 채소생산은 등한시한 흔적이 역력했다. 채소의 신품종 육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북한 관리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

- 북한 관리들은 어떤 지원을 요구했나.

"종자.비료.농약 등을 우선적으로 요구했으며 다음으로 농기계가 부족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농작물 생산지를 둘러봤는데 예상보다 낙후돼 있었다. "

- 북한에 종자를 지원하는 사업의 전망은.

"종자는 부피는 작지만 부가가치가 크다. 특히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업이다. "

- 북한 농업이 우선적으로 개선할 점은.

"북한 체제에서는 어떤 방식이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집단영농체제를 개인의 의욕과 생산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는 개혁.개방을 확대하면서 개인영농을 인정했다. 이런 변화가 농산물의 생산량과 질의 향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당시 눈으로 확인했다. "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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