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부시 B- 성적표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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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0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미 언론들은 내치.외교.대북정책 등에서의 통치 성적이 B-정도라고 평가했다.

CNN방송.USA투데이.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57%에 이르렀다.

◇ 내치=대통령 선거 때 공약한 대로 향후 10년간 1조3천5백억달러(약 1천7백50조원)의 대규모 감세안을 관철시킨 것이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반면 지난 5월 제임스 제퍼즈 의원 탈당으로 초래된 상원 다수당 지위의 상실은 가장 큰 시련이었다. 제퍼즈 의원의 탈당은 상원의 권력구조를 여소야대로 뒤바꿨고, 이로 인해 공화당의 여러 정책은 상원에서 사사건건 제동이 걸리고 있다.

대법원 판사를 비롯한 연방법원 판사를 보수 성향의 인물로 지명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구상은 물론이고, 고위 행정부 관료들의 인준도 상원에서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여기다 취임 초기부터 침체상태로 들어선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외교.환경=부시 대통령의 지난달 유럽 순방 외교를 포함해 외교 분야에서는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 여세를 몰아 18일부터 2차 유럽 순방에 나선 부시는 20일 이탈리아 제노바의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해 외교력을 시험받게 된다.

문제는 교토의정서 비준 여부와 미사일 방어(MD)망 구축 강행 등 두 가지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 우방들조차 반대하고 있는 MD망 구축 강행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4일 부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MD 실험이 성공하면서 MD 구축은 더욱 추진력을 얻었다.

부시 대통령은 18일 영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두 가지 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 이라고 재확인, 이를 둘러싼 마찰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대북정책= '상호주의' '검증' 등의 용어를 써가며 대북 강경정책으로 일관하던 미국의 자세가 지난 6월 초를 기점으로 북한과의 협상 재개 등 조건부 대화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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