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투구 천천히 해 제구력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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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팀이 피츠버그 원정에서 오늘 새벽 LA에 도착, 타자들이 피곤했기 때문에 많은 점수를 뽑아주길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구력에 중점을 뒀다. 제구력을 높이기 위해 투구동작을 천천히 했다. 목표지점이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모션을 천천히 하면서 내가 마음먹은 곳으로 던질 수 있었다. "

경기가 끝난 뒤 박찬호는 무사사구 완봉승의 비결이 제구력의 안정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정확한 분석이다.

제구력이 안정되자 볼넷이 없었고 볼넷이 없자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다. 투구수가 적었기에 8, 9회 투구가 가능했고 그래서 결국 완봉승까지 이어졌다. 4회 리치 섹슨에게 행운의 안타를 허용한 뒤에는 무려 17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단 한명의 1루 진출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제구력의 안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찬호는 18승을 올린 지난해 올해보다 정확히 한달 빠른 6월 19일에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올해 페이스가 한달 늦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는 9승 이후 5경기에서 3패만 당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올해 8승 이후 5경기에서 1패만 기록한 것과 꼭 닮은 상황이다. 지난해 10승 달성 날짜는 7월 21일.

박찬호가 다음 등판인 오는 24일 승리를 따내면 지난해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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