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김병현 이치로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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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올 테면 오너라. 자신있다. "

타석에 들어서는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를 바라보며 '핵 잠수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빙긋이 웃었다. 그 웃음은 약속이었다. 그리고 공 4개만으로 김선수는 이치로를 가볍게 아웃시켰다.

이치로를 잡아내는 순간 김선수에게는 시즌 일곱번째 세이브와 방어율 2점대가 함께 주어졌다.

김선수는 17일(한국시간)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5 - 3으로 앞선 9회말 등판,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 2개로 가볍게 처리하며 한결 성숙해진 구위를 선보였다.

첫 타자 톰 램킨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김선수는 이어 등장한 카를로스 기옌을 3구 만에 2루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등장한 타자는 돌풍의 주인공 이치로. 김선수는 초구 빠른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2, 3구를 유인구로 던졌고 4구째 정면승부로 위력적인 직구를 던졌다. 순간 이치로의 방망이가 돌아갔으나 이미 타이밍을 놓친 상태였고 높게 뜬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포수에게 잡혔다.

김선수는 이날 등판으로 시즌 3승2패7세이브, 방어율 2.95를 기록했고 탈삼진은 82개로 메이저리그 구원투수 가운데 1위를 지켰다.

반면 이치로는 이날 5타수 무안타를 기록, 올스타전 이후 다섯 경기에서 20타수 1안타의 극심한 슬럼프를 이어갔다. 이치로는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두번째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때린 뒤 무려 18타수째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치로의 타율은 0.333으로 떨어졌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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