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농촌도 쓰레기문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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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농촌에 계신 부모님의 일손을 돕기 위해 휴가를 내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기분좋게 맑은 공기를 들이쉬고 파란 하늘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마을 뒤편에서 동네 주민들이 비닐.옷.플라스틱 등을 태우고 있었는데, 그 퀴퀴하고 지독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온 동네를 휘감았다.

냄새도 냄새지만 타다 남은 재나 찌꺼기 등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을 생각하니 끔찍했다. 이런 쓰레기에서 방출된 다이옥신 등 유독성 공해물질이 사람에게 심각하고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행정당국도 쓰레기에 의한 농촌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매주 특정 요일에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바쁜 농사철에는 쓰레기차가 빈 채로 돌아가기 일쑤라고 한다. 실효성 없는 쓰레기 행정이 농민을 불법투기자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행정당국은 일손이 달리는 농촌의 현실을 직시해 효과적인 쓰레기 수거법을 마련해야 한다.

정진관.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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