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유화 자금 지원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현대건설이 현대석유화학 지분의 완전 감자(減資)를 수용키로 함에 따라 현대유화 채권단은 현대유화에 대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현대유화의 완전감자를 수용키로 결정하고, 이날 경영권 포기각서.주주권 행사위임장 등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현대건설의 완전 감자 수용으로 감자에 동의한 대주주의 지분율이 73.09%로 나머지 대주주의 동의 없이도 주총 특별결의를 통한 완전 감자가 가능하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부대조건으로 완전 감자에 따른 특별손실 7백31억원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감자 동의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해 법적인 하자가 없는 만큼 예정대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유동성 지원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현 경영진의 퇴진▶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 제출▶대주주 지분의 완전 감자 등 세가지가 모두 충족됨에 따라 이날 4천8백만달러의 수입신용장 개설을 허용하는 등 모두 6천2백20억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대출금 만기 연장이 끝나는 오는 10월 말까지 현대유화를 제3자에 매각키로 하고 인수할 뜻을 밝힌 롯데계열의 호남석유화학과 덴마크 보리알리스사 등과 접촉할 계획이다.

또 출자전환에 대해서는 현대유화에 대한 실사를 벌여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채권은행이 출자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현대유화는 제3자에게 매각되지 않을 경우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현대유화에 대한 실사결과가 나오면 사업전망을 따져보고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매각이 안되면 출자전환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이현상.정철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