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조선대 교수 · 제자 3백명 '아나실' 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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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도움을 받는 분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

지난 10, 11일 홀로사는 노인을 위해 사랑의 캠프를 연 '아름다운 나눔의 실천회(아나실)' 회장 서재홍(徐在烘.52)조선대 의대 교수는 봉사의 자세를 강조했다.

徐교수는 "학생들이 스승의 봉사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애써 큰 힘이 되고 있다" 며 "자매결연을 한 노인들에게 가장 해보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어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을 노인 위주로 짰다" 고 말했다.

교수 회원 20명과 학생 40명이 노인 22명을 모시고 1박2일 일정으로 장성 백양사와 고창읍성 일대를 여행하고 온천욕 등을 함께 했다.

아나실이 결성된 것은 지난해 7월. 학창 시절 농촌봉사를 하면서 느꼈던 뿌듯함을 잊지 못하던 徐교수가 봉사모임의 필요성을 제안하자 교수 20여명이 선뜻 나섰다.

조선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3년부터 조선대 의대 교수로 재직해온 그는 95~97년 의과대학장, 98년 교수협의회장 등을 지내며 동료 교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 덕분에 회원이 3백명 정도로 늘어났다. 조선대 교수 2백10명과 교직원 30여명이 매월 월급에서 5천원씩을 떼어 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徐교수의 제자 등 의사 50여명도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소년소녀가장 10여명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홀로사는 노인 50여명을 꾸준히 찾아가 말벗이 되는 등 봉사활동을 편다. 아나실은 지난 2월 사단법인으로 바꾼 뒤 대안학교와 외국인 쉼터 등의 후원에도 앞장서 왔다. 교수들의 자원봉사에 자극받아 최근엔 별도의 '학생 아나실' 도 생겼다.

徐교수는 "회원 가입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며 "사회가 급변하면서 다양한 계층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많은 참여를 바란다" 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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