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콘택트렌즈, 화상 입힌 온열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주부 정모(57·서울 강동구)씨는 얼마 전 어깻죽지 아래에 손바닥만 한 화상을 입었다. 원적외선 온열기 탓이었다. 정씨는 오십견에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지난달 온열기를 구입했다. 하지만 정씨가 설정해 놓은 것보다 온도가 높게 올라가면서 오십견 치료는커녕 화상을 입은 것이다. 온열기, 소프트 콘택트렌즈 등 시중에 유통 중인 개인용 의료기기가 6개 중 한 개꼴로 불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개인용 의료기기 16개 품목 59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0개 제품(9개 업체)이 불량품으로 판정돼 행정처분과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허리 찜질, 근육통 완화 등을 위해 사용되는 개인용 온열기 4개 제품은 온도 정확도 시험과 온도 분포 시험, 안전장치 시험 등 성능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설정온도보다 더 뜨거워져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체온계 1개 제품은 온도 정확도 시험에서 부적합 처리됐다. 소프트 콘택트렌즈 3개 제품은 독성 시험과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온열기에 의한 화상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최현곤 교수는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감각이 떨어져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 온열기를 가동한 뒤 잠이 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결막염이나 각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심하면 각막궤양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량 판정된 제품은 식약청 홈페이지(www.kf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태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