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인기 여전…일 참의원 선거 승리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본이 참의원 선거 정국으로 돌입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29일)는 일본 국민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한국.중국 등 주변국가와는 우익교과서 문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공언 등으로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따라서 선거결과가 일본 정국은 물론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자민.공명.보수 등 3개 연립여당과 민주.사민.공산.자유 등 4개 여당 당수는 11일 오후 일본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12일에는 선거가 공시돼 일본 정국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 선거제도=지난해의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참의원 의석 2백52석 가운데 절반인 1백26석이 교체된다.

그러나 의석수가 5석 줄어 실제 선출되는 의원은 1백21명이다. 임기는 4년이다. 4백80여명이 입후보해 경쟁률 4대1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초점=자민.공명.보수 등 연립 3당이 과반수를 차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3당은 1백26석 가운데 61%인 77석을 차지하고 있다. 자민당은 연립 3당이 도합 63석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고이즈미의 인기를 감안하면 연립 여당이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도쿄(東京)도 의원선거에서도 연립여당이 압승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고이즈미 지지율이 80%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 당시 10%대였던 자민당 지지율도 최근에는 40%까지 육박하고 있다.

특히 무당파 가운데 자민당 지지자로 돌아선 유권자가 많아졌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재의 23석보다 7석 많은 30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고이즈미 바람이 워낙 거세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1일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고이즈미 개혁정책, 야스쿠니 신사참배, 집단적 자위권 및 유사법제 실현 등이 선거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의미=고이즈미가 승리하면 '과도기적 총리' 라는 꼬리를 떼고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도 무난히 당선해 장기집권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는 지난 4월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가 중도퇴진한 후 자민당 총재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총리에 취임했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의 각종 개혁정책이 실현돼 일본 정치.경제에 많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이즈미가 집단적 자위권 등 주변국이 우려하는 우익화 정책을 더욱 과감하게 펼 가능성도 커 주변국과의 마찰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많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