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한의대 "멧대추 씨앗, 키 크는 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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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멧대추 씨앗인 산조인(酸棗仁.한방 제제)이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 한의대 소아과 이진용.김덕곤 교수와 농협연구소 한영근 박사팀이 돼지새끼 90마리를 대상으로 40일 동안 산조인을 투여한 결과 비(非)투여 그룹의 하루 평균 체중 증가치가 4.1㎏인데 비해 투여 그룹에선 4.8㎏로 높게 나왔다는 것.

산조인은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멧대추 나무의 씨앗. 불면증과 잘 놀라고 가슴이 뛸 때 주로 사용하는 제제로 동의보감에도 실려 있다.

이교수는 "산조인이 엔도르핀의 분비는 증가시키는 반면 코티솔의 분비는 감소시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밝혔다.

산조인을 투여한 돼지새끼의 혈액에서 이들 호르몬의 양을 측정한 결과 엔도르핀은 10.5pg/㎖에서 22.6pg/㎖로 늘어난 반면 코티솔은 2.6㎍/㎗에서 2.4㎍/㎗로 줄었다는 것.

뇌 속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티솔은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키를 크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실험이므로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선 향후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연성이 충분하다.

산조인이 한방에서 널리 쓰이는 제제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수험생 등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산조인을 차나 가루 형태를 통해 복용해봄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키를 크게 하는 효과를 입증받은 약제는 성장호르몬 요법이 유일하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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