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 아르헨티나 사비올라 '스타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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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하비에르 사비올라(20.아르헨티나)라는 대형 스타의 탄생을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1979년 도쿄 대회가 '신동' 마라도나의 출현으로 오래 기억된 것처럼.

사비올라는 이집트.프랑스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모두 11골을 뽑아내 득점왕에 올랐다. 97년 말레이시아대회에서 브라질의 아다일톤이 세운 세계청소년대회 최다골(10골)을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1m68㎝.60㎏의 체구가 전혀 왜소해 보이지 않을 만큼 그라운드에서 사비올라는 우뚝 드러나는 '거인' 이다. 드리블과 폭발적 스피드, 찬스는 놓치는 법이 없는 골 결정력 등 공격수로서 갖출 것은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세 때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인 리버 플레이트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1부리그에서 무려 31골을 터뜨려 이미 '제2의 마라도나' 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러나 사비올라는 마라도나와 비교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축구전문지 '월드 사커' 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라도나가 우상이 아니냐" 는 질문에 "마라도나는 우상의 차원을 넘어선 존재다. 누구도 그가 이룬 업적에 다가갈 수 없다" 며 한없는 존경을 표현했다.

툭 튀어나온 앞니와 유난히 큰 귀 때문에 그의 별명은 '토끼' 다. 스페인 최고 명문 바르셀로나는 대회기간 중 2천2백만달러(약 2백86억원)의 이적료를 주고 이 '토끼' 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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